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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 출판

환대의 정석( 교토 7월 15일)

 

7월 15일은 매년 교토의 니시무라 댁에서 샴페인 파티가 있는 날이다. 니시무라 댁 3층에서 오후 4시부터 심야까지 계속 샴페인을 마시며 손님들이 편하게 오고 가고 하는 파티를 하는 날이다. 10여년 이상 7월 15일에 파티를 열고 있다.

7월의 교토에 대해 얘기 하자면 무덥고 무덥다고 얘기할 수 밖에 없다. 오랫동안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는 산으로 둘러 싸인 분지 지역이고 고온 다습해 여름이면 역병이 창궐했다고 한다. 그래서 역병을 물리치고 행운을 기원하는 제를 지내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기온마쯔리이다.  7월 한달 내내 열리고 7월 15일 전후가 가장 피크이다. 그래서 일본 전역에서 기온마쯔리를 보거나 참여하기 위해 엄청난 인파가 몰려든다. 호텔비는 2-3배로 치솟고 번화가에서 차도를 막고 행사 행렬이 행진을 하는데 때에 따라선 걷거나 이동이 힘들다. 그 와중에 니시무라 댁 (나의 친한언니의 친한 친구)파티가 있다. 코로나 몇 년간 중지 되었기에 더 설레인 파티. 왜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 댁의 3층엔 프로페셔널 주방이 있고 파티룸이 있다.  요리나 제과제빵이 가능한 오븐이 있고 레스토랑에 있어야 할 것 같은 그릴이 있는 레인지가 있고 큰 싱크대와 바로 바로 설거지가 가능한 식기세척기가 있다. 긴 작업대가 있어서 호스트가 요리 하면서 환담이 가능하고 때로는 손님이 그 안으로 들어가 요리를 돕거나 즐길 수 있다. 전국 각지에서 여러 손님들이 와서 서로 친구가 되기도 하고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기도 한다.

니시무라 부부는 싱크대 가득 물을 채워 샴페인을 시원하게 넣어두고 계속 굽거나 튀겼다. 남편은 로스트 치킨을 구워서 잘라 놓구 연신 그릴에 고기를 굽고, 부인은 과일 스틱을 예쁘게 장식하고 스페니쉬 감자 오믈렛등을 핑거 푸드로 내놨다. 이런 형식의 파티에 익숙한 손님들은 각자 스시나 과일 디저트 등을 들고 와서 다 같이 나누어 먹었다. 아이들은 닭튀김이나 주스 등을 먹고 뛰어 다니며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4시부터 12시까지 니시무라댁 부부는 음식을 하고 나누고 조금씩 치워가며 또 손님들과 안부를 나눴다. 나는 거의 8시간 동안 먹고 마시며 사람들과 교류했다. 니시무라 댁 부부는 모두를 환대했고 모두는 환대 받았던 시간이었다. 가끔은 앉기도 하고 가끔은 서기도 하고 가끔은 서로 샴페인을 따라 주고 가끔은 음식을 나르기도 치우기도 하면서 그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그것은 니시무라 부부가 며칠간이나 그 파티를 준비해왔고  파티 동안 손님들에게 무한 집중해준 덕이었다.

그 다음 날 니시무라씨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만나서 어제 요리가 다 너무 맛있었다고, 특히나 뼈가 두 개 있던 그 닭튀김은 계속 생각나는 맛이었다고 . 니시무라씨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뭐 딱히 한 일이 없어요. 그냥 굽거나 튀긴 거 밖에는요.